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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자본주의 국가일까 사회주의 국가일까?

윤변TV 2023. 2. 10. 16:45

얼마전 한 지인과 한국의 개헌 문제에 관하여 의견을 교환하던 중 호주가 자본주의 국가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필자는 호주가 자본주의 보다는 오히려 사회주의에 더 가깝다고 말을 하였더니 사회주의는 곧 공산주의라는 인식을 가진 이 분은 기겁을 하면서 절대로 아니라고 부인을 한 적이 있었다. 

 

호주는 과연 사회주의 국가인가?  개인적 호기심으로 호주의 정치제도를 한번 살펴 보았다.

 

호주는 약5만년 전부터 250개의 다양한 언어를 가진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지만 1606년 네덜란드 탐험가에 의하여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1788.1.26 영국에서 NSW를 유배지로 첫 수형자들을 보내어 정착하기 시작하였다.  1850년경에 호주에 5개의 자치 영국식민지가 형성되었으며 1901.1.1.자로 호주의 6개 자치주가 연합하여 연방제를 형성하면서 6개주와 2개의 준주로 형성된 연방 입헌 군주국이 되었다.

 

입헌군주국으로서 호주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를 호주의 여왕으로 삼고 있으며 여왕이 임명한 총독이 있으며 긴급하거나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수상의 권한을 능가하는 권한행사를 할 수 있다.  1975년 헌법적 갈등이 고조되어 있을 때 노동당의 휘틀람 수상이 당시의 케르 총독에 의하여 수상직 해고를 당하고 민주당의 말콤 프레이저가 그 권한대행으로 임명된 바 있으나 케르 총독은 이 일로 비난 받아 곧 총독직을 사임하고 일생을 해외에서 보낸 바 있다.  현재까지도 총독직은 유지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면에서는 명예직으로만 남아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호주는 삼권분립을 유지하고 있다.  입법부는 헌법 제1조에 명시되어 있는데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The legislative power of the Commonwealth shall be vested in a Federal Parliament, which shall consist of the Queen, a Senate, and a House of Representatives, and which is hereinafter called The Parliament, or The Parliament of the Commonwealth.

커먼웰스의 입법권한은 여왕, 상원, 그리고 하원으로 구성된 연방의회에 수여하며 이하 의회 또는 커먼웰스 의회라고 한다.     

 

집행부 (행정부)는 연방최고집행위원회가 맡고 있으며 이 기관은 수상과 주 장관으로 구성되어 내각의 결정에 법적 효력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사법부는 호주의 연방대법원과 기타 연방법원이 맡고 있으며 법관들은 연방최고집행위원회의 조언에 따라 총독이 임명하고 있다.

 

이렇게 겉으로는 삼권분립이 구성되어 있지만 미국과 다른 점은 수상과 주 장관은 모두 입법부에서 맡고 있어,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는 한국과는 다른 모습의 삼권분립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호주는 의원내각제라고 볼 수 있으나, 엘리자베스 2세가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점 때문에 입헌군주제라고도 볼 수 있다.

 

입헌군주제로 정치적 틀을 잡고 있으나 호주는 여러 부분에서 유럽식 사회주의 이념이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테면, 무료의료제도, 무료교육제도, 국유토지의 개념, 연금제도, 장애인수당, 무상주택제도, 경제 영역등의 정부통제등을 보면 사회주의 제도와 닮았다고 하여 이를 민주적 사회주의라고 부르기도 한다.  

 

1974년 휘틀람 수상이 이끄는 노동당은 호주의 대학입학금까지 없애는 결정을 하여 1989HECS라는 이름으로 대학교육비를 부활하기 까지 호주는 대학까지 돈 한푼 들이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복지제도는 점진적으로 미국의 자본주의 정책을 도입한 결과 현재는 호주를 자본주의 국가라고 불러도 무색할 정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본주의 미국보다는 많은 복지정책을 수용하고 있어 다행이다.